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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내가 고백을 하면

 

 

  새해의 첫 영화로 이 영화를 보았다. 강릉에 사는 여자와 서울에 사는 남자의 이야기. 여자는 주말마다 문화생활을 하기 위해 서울로 간다. 서울에 가서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짜장면도 먹는다. 그러고는 친구네 집에서 잠을 잔다. 그런데 어느 날 친구가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하고, 그 후로 여자는 모텔에서도 자고 찜질방에서도 자지만, 불편하다. 서울에 조그만한 집이 하나 있었으면 한다. 남자는 주말마다 강릉에 내려온다. 좋은 풍경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기 위해서. (남자는 해산물들을 정말 맛있게 먹는다) 이 남자도 잘 데가 마땅치 않다. 강릉에 작은 집이 하나 있었으면 한다. 둘은 그렇게 해서 주말에만 집을 바꾸어 지내게 된다.

 

  여자와 남자가 노래방에 같이 가게 되는데, 여자는 유재하의 '그대 내 품에'를 부른다. 남자는 그 노래를 따라 부르고는, 자신도 유재하를 좋아한다고 한다. 남자는 영화감독이라, 집에 책도 많고 영화도 많다. 여자는 남자의 집에서 지내면서 책도 보고 영화도 본다. 남자의 과 영화가 여자는 마음에 든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 남자는 전화기 대신 운전대를 잡았고, 여자가 카푸치노를 시켰을 때 남자도 따라서 카푸치노를 시켰다. 이렇게 둘이 다시 만나면서 끝이 나는데 상처가 많은 여자는 남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내가 고백을 하면.

  

  SBS에서 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띄엄띄엄보다가 이번 주 부터 본격적으로 보게 되었다. 드라마를 보면서 저런 상황이면 정말 바람을 피게 될까 생각했다. 자신의 배우자에게는 없어진, 또는 무뎌진 따뜻한 면을 가진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상황.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둘의 추억이 있는데 그럴 수 없다고 또 생각했다. 오빠에게 우리는 항상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내는 부부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 했다. 같은 책을 이야기하며, 같은 영화를 보며, 같은 커피도 마시며 늙어가자 했다.

 

  2014년 서른 넷. 마음도 몸도 좀 더 부지런하게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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