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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40일째

  너에게, 참 고마워,

  
어제 그 시간들을 기억할께.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될른지는 나도, 그리고 너도 모르지만, 한 가지는 약속할께. 어제의 그 시간들은, 꼭 기억하겠다고말이야. 그리고 그 시간들을 나에게 선물해줘서 참, 고마워. 7년은 너에게 너무나 소중한 시간들이란 말, 그 시간이 소중해서 지금 결정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 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 보고싶어 미칠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설레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말, 지금 당장이라도 어머니께 날 다시 만나고 있다고 말 할 수 있다는 말, 그 말들을 기억할께. 내 신앙 이야기도 귀담아 들어줘서 고맙고, 우리가 만난다 해도 계속 기도할꺼라는 말도 고마워. 그리고 그걸로 끝이 아닌 어제의 그 시간들과 그 공기들과 그 장소들과, 그곳의 너와 나도, 모두, 기억할께. 

  
내가 너에게 그렇게 더듬더듬 답답하게 이도아닌 저도아닌, 그렇게 말을 했던 이유는, 내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나의 가장 밑바닥의 그것은 변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염려 때문이고, 변했다고 큰 소리 뻥뻥 쳐놓고 뒷감당 못하는 날, 뭐 보듯 할지도 모른다는 소심함 때문일지도 몰라. 그리고 설사 내가 변하지 않았다해도 나의 남자는 철부지 어린 아이같은 그런 나의 모습까지 모두 품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애같지만, 그래도 사랑받으며 살고 싶은 한 여자의 꿈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나의 소망 때문이야. 

  
그렇게 더더더 더듬거리는 나의 대답과 말들 앞에서 넌, 답답한 표정을 짓기도, 나의 말을 오해하여 생각해버리기도, 발끝을 쳐다보기도, 골똘한 생각에 길을 잘 못들기도, 앉기도, 서기도 했지만, 왠지 그 모든 너의 행동 속에 감춰진 네 마음은 날 이미 다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내가 꺼억 트름을 한다해도 배시시 웃고 넘어갈만큼의 그런 마음을 가졌다고나 할까. 나는 그런 느낌이었는데 나만의 느낌이었을까? 아무튼, 뭐, 나만의 느낌이라해도 괜찮아. 원래 사람은 다 자기가 느끼는대로 생각하고 기억하는 법이니까. 특히나, 나는 더욱 더.

  이제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될까, 

  성시경의 노래처럼, 
  
사랑이 될까, 아니면 추억이 될까. 

2009/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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