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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크리스마스 캐롤



감독 로버트 저메키스
출연 짐 캐리, 콜린퍼스, 게리 올드만


  엄마와 나는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고, 딱히 보고싶은 영화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시간에 맞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마침 <크리스마스 캐롤>이라는 영화가 가장 가까운 시간의 영화였고, 애니메이션이라 조금은 유치할 것 같기도 했지만, 겨울이니까, 게다가 성탄절도 다가오고 있으니까, 이런 영화를 한 번 봐주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았다. 

  어릴 적 스크루지 이야기를 기억해보면, 남을 도우며 착하게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 어릴 적엔 왜 그토록 교훈에 집착하며 살았었는지. 아무튼, 꼬맹이였던 나에게, 스크루지는 그런 교훈을 전해 주고는 머릿속에서 서서히 잊혀져 갔다. 그리고 오늘 그 스크루지를 다시 만났다. 그는 나에게, 남을 도우며 착하게 살아야한단다라는 먼지 소복히 쌓인 옛날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그것은, 생각의 전환. 그 전환이 내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죽음의 악몽속에서 막 깨어났을때, '아직' 살아있음에 기뻐날뛰던, 창 밖에 지나가던 아이의 말 한마디가 그리 깔깔깔 웃을만큼의 재밌는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무척이나 즐거워하고 재밌어하는, 거리에서 보는 것과 듣는 것에 모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그 모든 것이, 단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생각의 전환' 때문이었다. 음, 그 전환의 의미. 나도 자-알 알지. 왜냐하면, 나도 요즘 그것을 경험하는 중이니까. 생각을 전환한다는 그 아주 어렵고도, 아주 쉬운 일이 내 삶을 바꾸고 있다. 근래에 누군가가 나에게 말했다. "네 얼굴이 더 밝아지는 것 같아" 하하하. 솔직히, 내 주변에서 나의 얼굴을 그토록 밝혀줄만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대로이거나 또는 좀 더 안좋을지도. 그렇지만, 생각, 그것 하나만 바꾸었더니, 나의 얼굴도, 내가 사는 세상도, 밝아졌단다. 기분이 좋다. 스크루지 할아버지도 활짝 밝아진 나의 얼굴을 보며, 방긋 웃어줄지도 모른다. 그럼 나 또한 할아버지께, 공감의 미소를 방긋 보내드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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