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 (잠9:10)
정직하게 행하는 자는 여호와를 경외하여도 패역하게 행하는 자는 여호와를 경멸하느니라. (잠 10:27)
주님 앞에서의 나의 모습을 보았다. 내 양팔은 옆으로 벌어진 채 움직여지지 않았고 내 양발도 땅에 붙어 꼼짝달싹 할 수 없었다. 나는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없었고, 그래서 당연히 어딘 가에 숨을 수도 없었다. 그냥 나는 나의 모든 것을 주님 앞에 다 내보인 채로 울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주님은 나의 모든 생각을 아신다. 내가 1초 안에 어떤 생각을 했다면, 주님은 그 생각까지도 다 아신다. 난 두 손으로 내 눈을 가린 채 주님을 속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가 보이지 않으니, 주님도 보이지 않을 거라고. 네가 보지 못하니, 주님도 보지 못할거라고. 그렇게 철없고 바보같은 생각을 했다. 이 작은 손바닥으로는 저 드넓은 하늘을 가릴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이 죄많은 작은 손바닥으로 요리 조리 하늘을 가리려 했다.
주님 앞에 선 나는,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너무 부끄러운데, 그래서 너무나 숨고 싶은데,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그래서 울었다. 너무 창피하고 너무 죄송해서, 주님은 너무 너무 크신 분인데, 너무 너무 무서운 분인데, 그 분 앞에서 나는 너무 잘못한 게 많고, 너무 교활했고, 너무 영악했다. 주님 앞에서 머리를 굴려봤자, 주님의 손바닥 안이다. 아무 숨을 곳 없는 주님의 손 바닥 위다.
계속 눈물이 나왔다. 그리고 너무나 크신 주님을 생각했다. 하늘과 바다와 땅과 산과 강을 만드신 분, 식물과 동물을 만드신 분, 달과 해를 만드신 분, 우주를 만드신 분, 나를 만드신 분. 이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며, 주님이 운행하시는 것을 생각하니, 그 속의 나는, 내가 내 몸 조금 편하자고, 내 생각 조금 편하자고, 했던 모든 행동과 생각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이 보잘 것 없는 생각, 그냥 무시하시고 넘어가면 그만임에도, 내가 주님을 어느 순간 생각해주길, 그래서 돌이키고 다시 주님을 경외하며 축복받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분. 분명,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순간이었는데, 주님은 생각나게 하시고, 바로 잡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시고, 눈물 뿌리며 회개하게 하시고, 주님의 크심을 마음 깊숙히 깨닫게 하셨다. 너무나 다행이고, 감사하다.
다시 일어서서, 이제 또 다른 한 단계 올라선 신앙을 시작해야지. 성령님, 꼭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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