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선생님
이제 다시 새학기다. 이번 새학기는, 새로운 학교에서 시작하는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작년 2012년은 아이들을 맡아본 첫 해였고 그래서 마치 초보엄마처럼(아직 초보엄마가 되어보진 못했지만) 모든 일이 서투르고 어설펐다. 계획을 짜고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시키는 대로 주변 사람들이 하는 대로 대충 급하게 일을 하다보니, 사랑도 열정도 사그라들었다. 어느새 빨리 '내년이 되었으면'하는 바람이 생기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지만, 종업식이 되어 아이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때가 되니 미안한 마음만 남았다. 아무것도 몰라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는 핑계를 대도 괜찮을까. 3년 쯤 지나면 담임으로서의 나의 성향을 알게 될 것 같은데, 그 때가 되면 지난 1년은 핑계였는지,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인지, 아님 그것이 나의 최선이었는지 말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나는 초보였으니까- 요즘 운전을 배우는데, 초보는 '초보'라는 딱지만 차 뒤에 써붙여놓으면 조금은 답답하게 굴어도 다 용서된다고 하는데- 서툴고 모자랐던 날 용서해도 될까. 그것이 합리화라고 해도.
그래도 난 여전히 꿈꾼다. 따뜻하고 사랑 가득한 선생님의 모습을. 그래서 이젠 자주적인 노력을 해보려고 한다. 서툴었던 1년이 지나갔으니까, 그 동안의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고 잘 해보고 싶다. 여기 학교의 아이들이 조금은 다루기 힘들거라는 말들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니까, 그 아이들이 나로 인해 바뀔지도 모르니까, 그 아이들이 그들의 삶을 멋지게 살아내기 위해서는 나는 꼭 만나야만 했던 운명이었는지도 모르니까, 매일 매일 힘을 내서 사랑으로 안아줄 것이다.
그래서 올해가 지나면 조금 더 멋지고 따뜻한 선생님으로 성장해있고 싶다.
복수초
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
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