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꾸뻬, 인생을 배우다. / 프랑수아 클로르

yodasol 2009. 12. 29. 00:11



프랑수아 클로르 / 열림원


  책을 덮고는 재밌다 재밌다 이렇게 두 번 말했다. 꼬마 꾸뻬는 분명이 좋은 어른이 되었을거라고 상상했다. 그리고 나는 꼬마 꾸뻬가 어쩌면 변호사나 판사가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는 판타스틱 5의 대장으로서 매우 정의로운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꼬마 꾸뻬는 스파이가 되었단다. 그의 어릴 적 꿈처럼 말이다. 궁금한 것이 하나 있는데, 아망딘과는 어떻게 되었을까. 나의 마음까지 설레이게 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던 아망딘과의 사랑은, 추억이 되었을까, 아니면 평생 사랑하자고 했던 그 약속을 지키고 있을까. 아직까지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면, 역시 꼬마 꾸뻬는 나의 기대에 걸맞는 순수 청년일테고, 아망딘과의 사랑이 추억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꼬마 꾸뻬는 또 많은 것을 배우며 잘 자라준 멋진 청년일테다. 어찌되었든 간에, 꼬마 꾸뻬는 멋지게 잘 자랐을 것 같다. 꼬마 꾸뻬가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가정 속에서, 부모님과 많은 이야기를 하며, 꾸준한 메모하기 습관으로 이루어 질 수 있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겠다. 꼬마 꾸뻬 주변의 친구들 부모님처럼, 그의 부모님도, 돌아가셨거나 혹은 이혼하셨거나 아님 매일 큰 소리로 다투시는 분들이었다면, 꼬마 꾸뻬는 정의, 사랑, 인정, 예술, 종교 등의 많은 것들에 대하여 지혜롭게 생각하지 못했을지도, 또는 아예 생각해 볼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꼬마 꾸뻬는 다행스럽게도, 그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할 수 있는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나는 아이가 아니다. 그렇다고 어른일까. 하지만, 아이가 분명한 건 사실이니까. 아무튼, 나는 아이가 아니어서, 꼬마 꾸뻬는 그저 귀엽게만 사랑스럽게만 느껴졌고, 내가 관심이 간 부분은 꼬마 꾸뻬와 꼬마 꾸뻬의 부모님 사이의 '관계'이다. 꼬마 꾸뻬는 많은 것들에 대해 엄마 아빠와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대해 엄마 아빠는 꽤 지혜롭게 이야기 해 준다. 나도 그런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아이들이 편하게 말을 꺼낼 수 있고, 그들이 물어보는 것들에 대해 지혜롭게 답해 줄 수 있는 엄마. 그리고 같이 이야기하며 같이 기도해 주는 엄마.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을 열어주는 엄마. 그런 엄마가 되고 싶어졌다. 물론 나의 아이들의 아빠도 그런 사람이면 참 좋겠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이 책을 나의 남편에게도 한 권 선물해줘야겠다. 꼬마 꾸뻬의 부모님처럼 우리도 우리 아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자고. 불현듯, 아르튀르 어머니의 편지가 생각난다. 책과 함께, 넌 바람피면 죽는다는 말도 함께 건네는 것이 좋겠다. 아니면, 그냥 이런 책이 있었다고 이야기해 주는 것도 괜찮을지도. 아무튼, 꼬마 꾸뻬와 그의 부모님처럼, 나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좋은 친구가 되어준다면, 나의 아이도 꼬마 꾸뻬처럼 잘 자라주겠지? 멋지고 아름다운 어른으로.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