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는 논리로 나는 잠시 지나온 삶을 돌이켜본다. 내 삶은... 그러고 보니 삶이란 게...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물론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나는 그것을 절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다.
성큼, 의자 위로 나는 올라선다.
축 늘어진 타원형의 문門을 열고서
나는 머리를 집어넣는다. (p.30-31)
모르게 해. 제발 모르게 하란 말이야. 생각도 들었다. 아니, 맘대로 하셔... 그리고 시간이 지난 것이었다. 불쑥. 튀어나오는 머리를 그는 그만 보고 말았다. 그 무언가과, 그래서 왠지 눈을 마주친 기분이었다. 이상하리만치 선명한 눈코입과,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서로의 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 채
이곳을 나가려는 자와
그곳을 나오려는 자는
그렇게 서로를 대면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 까. 왜? 라는 물음을 가슴속에 울리며 그는 여전히 의자 위에 서 있다. 그리고 보았다. 스르르, 끝끝내 문을 열고 나오는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쏟아지듯, 혹은 엎질러지듯 나오는 팔과 다리... 아주 작은 손가락과 발가락을 멀리서도 볼 수 있었다. 여자아이란 사실마저 알 수 있었고, 인간이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엎질러지는 거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p. 33)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나는 그것을 절대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다.
성큼, 의자 위로 나는 올라선다.
축 늘어진 타원형의 문門을 열고서
나는 머리를 집어넣는다. (p.30-31)
모르게 해. 제발 모르게 하란 말이야. 생각도 들었다. 아니, 맘대로 하셔... 그리고 시간이 지난 것이었다. 불쑥. 튀어나오는 머리를 그는 그만 보고 말았다. 그 무언가과, 그래서 왠지 눈을 마주친 기분이었다. 이상하리만치 선명한 눈코입과,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서로의 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 채
이곳을 나가려는 자와
그곳을 나오려는 자는
그렇게 서로를 대면하고 있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 까. 왜? 라는 물음을 가슴속에 울리며 그는 여전히 의자 위에 서 있다. 그리고 보았다. 스르르, 끝끝내 문을 열고 나오는 무언가를 볼 수 있었다. 쏟아지듯, 혹은 엎질러지듯 나오는 팔과 다리... 아주 작은 손가락과 발가락을 멀리서도 볼 수 있었다. 여자아이란 사실마저 알 수 있었고, 인간이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엎질러지는 거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p.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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